체코 공화국은 중앙유럽에 위치해 있다. 인구 1067만을 가진 체코는 북서쪽은 독일, 남쪽은 오스트리아, 남동쪽은 슬로바키아, 북동쪽은 폴란드와 닿아 있다. 체코인은 꾸밈없고 온순한 사람들로 독일인과 오스트리아인에서 폴란드인과 헝가리인까지, 자유로운 모습에서 엄격한 전통적인 모습, 또 세계화된 사고방식에서 지독한 국수주의까지, 가장 큰 교회는 로마 카톨릭 교회이고 작은 나라치고는 놀라우리 만치 광범위하고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정치적 모습을 갖고 있다.
1968년 프라하의 봄, 벨벳 혁명으로 불리는 1989년 민주화 운동을 거쳐 공산주의 체제를 마감하고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하고 있는 민족성이 강한 나라이다. 유럽의 중앙에 위치한 탓에 보헤미아 왕국, 합스부르크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하고 화려한 문화적 전통을 갖게 되었다.
북서부 보헤미아 일대는 유럽에서 뛰어난 온천수가 솟는 온천이 많으며, 동부 모라비아 지방은 다뉴브 강의 지류가 흘러 농지가 발달해 있으며, 고성이 점점이 흩어진 아름다운 대자연을 배경으로 스메타나, 드보르자크 등의 체코 민족주의 음악이 꽃핀 곳으로도 유명하다.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오스트리아의 린츠(Linz)를 출발, 197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약 70km, 1시간 20분이 걸렸다. 동유럽에는 어느 나라이던지 산지보다 농경지가 국토의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들판 전체가 노란색의 유채꽃으로 덮여 있다.
가이드에 따르면 유채꽃은 밀원식물로서 식용유로 많이 소비되고, 또한 공업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노란 유채꽃이 끝이나면 하얗게 덮인 알프스의 아름다운 경치, 아니 무아의 경지에 한 폭의 그림을 내 눈동자에 담고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를 찾은 나그네의 첫인상은 중세로의 회귀였다. 블타바 강으로 둘러싸인 요새풍의 외각은 아담하고 견고한 짜임새였는데, 그 안으로 나지막한 붉은색 지붕의 건물들과 좁은 마차길이 우리를 시간여행으로 인도해 준다.
보헤미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체스키 크룸로프에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적인 중심지가 잘 보존되어 있다. 프라하 성에 이어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이 성은, 말굽모양으로 흐르는 블타바 강을 내려다보며 언덕 위에 있다. 차가 없는 역사의 중심지는 르네상스와 바로크식 건물들이 늘어선 좁은 거리로 이루어져 매우 인상적이다.
보헤미안 특유의 붉은색 지붕 건물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체스키 크룸로프는 옛 시간에 머물러 있는 마을, 낯선 풍경과 유럽치곤 적당히 만만한 분위기, 문화가 있으되 결코 까탈스럽거나 콧대 높지 않은 이 마을의 매력에 슬쩍 취해본다.
규율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감성이 이끄는 대로 방랑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흔히 “보헤미안” 이라고 말한다. 이 단어는 문화 예술 분야는 물론, 패션이나 삶의 방식으로도 등장하며 이제는 하나의 스타일이자 장르처럼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 보헤미안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재미있게도 체코가 나온다.
보헤미안(Bohemian)은 “보헤미아 사람”이라는 뜻. 사실 보헤미아는 오늘날 체코 서부에 위치한 국가 이름이었다. 세계 1차 대전 이후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로 묶이기 전까지 꾸준히 역사의 흐름 속에 머물던 보헤미아 왕국, 이곳엔 유랑민족인 집시가 많이 살았는데, 프랑스인들이 이 집시를 두고 “보헤미안”이라고 부르던 것이 오늘날 보헤미안으로 이어졌다.
프라하의 이미지 덕분일까, 체코는 헝가리나 불가리아에 비해 “집시의 나라”라는 느낌이 비교적 덜하다. 자유분방한 집시 감성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기 보다, 로맨틱하고 우아한 귀족 도시같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 것이다. 그러나 체코는 엄연히 보헤미아라는 뿌리 위에 꽃핀 나라고, 우리의 고정관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특유의 감성으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여기, 보헤미안 감성이 살아 숨쉬는 마을, 그 마을이 중세의 시간에 머물러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다.
보헤미아 왕국을 전승하고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식사를 한다면 보헤미안 음식을 맛보는 것이 당연지사. 이곳 사람들은 그 옛날 보헤미아 왕국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전통적인 식사들을 재현하고 있다. 보헤미안 음식은 주로 수수, 귀리(Oat), 꿀, 달걀, 콩, 양배추, 버섯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호밀빵이 주식이었다고 한다. 고운 밀가루가 아니라 거친 곡물을 이용한 음식이 특징으로, 식감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조미료가 비슷하여 맛은 그대로 친숙한 편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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