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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존재이다. 자유를 희구하는 생물학적, 사회적 본능은 그것을 실현하는데 적합한 정치제도를 만드는 것으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낸다. 국가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가 된다. 지구 행성에서 살아가는 70억 인류는 거의 다 국민국가라는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 안에서 삶을 영위한다.


 자유주의 국가의 목적은 개인을 중시하며 사회 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그리고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다른 모든 가치를 희생시킬 수 있으며 어떤 수단이든 다 쓸 수 있다.


 국가는 자기의 영토와 국민에 대해 배타적 권리와 책임을 보유하며 모든 국민에게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간주되는 강제력을 행사한다. 자유, 인권, 노동권, 평등권 같은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국방과 치안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으로 제약할 수 있거나 심지어는 반드시 제약한다고 믿는다.


 내부 혼란과 침략의 위험이 상존하는 ‘국민국가’의 시대, 더욱이 이데올로기적, 군사적 대결을 동반한 한반도 분단체제가 계속되는 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는 적어도 치안과 국방을 유일한 또는 다른 모든 가치나 목표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국가목표로 간주한다.


 좋든 싫든 국가와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삶의 절반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의 생각은 국민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로 우주로 뻗어나갈 수 있지만, 우리의 몸과 삶은 국민국가를 떠나지 못한다.


 훌륭한 국가 없이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기에, 옛날부터 사람들은 묻고 시도하고 좌절하고 또 도전해 왔다.

이유야 어떠했던 지난 100여 년 동안 강제로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야 했던 한국인도 많았지만, 스스로 이민을 선택한 사람도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 현실이다. 자발적 이민은 존중해야 마땅한 삶의 설계이며,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실존적 선택이다. 


 모든 지구인에게 그렇게 할 자유와 권리를 무제한 부여한다면, 지금 당장 수십억 명이 그런 선택을 할 것이다. 오늘날 경제부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은, 다른 모든 국민국가가 그런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바친 열정과 헌신, 눈물과 희생의 산물이다. 나는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국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최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중부전선을 통해 남한으로 탈북하는 북한군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들어 북한군 2명, 주민 1명이 탈북해 앞으로 북한군의 귀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로켓 중심, 전략군사령부 중심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어 전선을 지키는 북한군에게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에 군의 기강 상태가 굉장히 해이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근무하고 있는 북한군은 물론이려니와 귀순한 북한군은 방송을 통해 잘사는 남한 사회를 동경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후 북한에서 군사분계선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쪽으로 귀순한 사람은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60명이 넘는다. 


 이와 같이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넘어오는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해야 할 임무 중 하나이며 우리 모두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들은 미래의 한반도 발전과 평화통일을 이끌어가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군은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병역의무를 치른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에는 사회주의 국가나 독재국가라는 말보다 병영국가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폐쇄정치는 당분간 유지되고 있으나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삶에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자유국가를 향한 북한주민의 불길은 영원히 죽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류의 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때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불가능한 꿈을 향해 달려간다. 결코 닿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별을 바라보며 가슴 설레는 것처럼, “한 사람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사회” 즉 만인이 숭배하고 찬양해야 마땅한 자유국가에 대한 꿈은 언제든 사람을 다시 설레게 할 수 있다. (20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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