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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에 이어)
라이오넬 배리모어(Lionel Barrymore, 1878~1954)는 연극 및 영화 배우이며 영화감독, 작곡가이자 그래픽 아티스트, 소설가인 천재적인 끼와 재능을 과시한 흔치 않은 인물이다. 

그는 1931년 "자유로운 영혼(A Free Soul)"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특히 1934~1953년 간 라디오 드라마에서 찰스 디킨스 원작 '크리스마스 캐롤'의 에베네저 스크루지 역을 1936년과 1938년 두 번만 제외하고 20년간 계속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 그는 폴란드 출신 리처드 볼레슬라브스키 감독의 '라스푸틴과 황태후(Rasputin and the Empress•1932)'에서 남동생 존과 여동생 에델 등 삼남매가 출연하여 이른바 '배리모어 로열 패밀리'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두 번 결혼했고, 1954년 11월15일 캘리포니아에서 심장마비로 76세에 운명했다. 

 도나 리드(Donna Reed, 1921~1986)는 아이오와 주의 작은 농촌 마을 데니슨에서 5명 중 맏딸로 태어나 전형적인 시골 소녀로 성장했고, 1938년 데니슨 고등학교 졸업 때 캠퍼스 퀸에 뽑힐 만큼 미모가 출중했다. 

 고교 2학년 때인 1936년 그녀의 화학 선생이었던 에드워드 톰킨스가 그녀에게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이라는 책을 주었는데 그녀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 후 톰킨스 선생은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탄 개발 계획)'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를 떠났는데, 이것이 노출의 단서가 되어 1947년 원자탄에 대한 첫 다큐멘터리 "The Beginning or the End"라는 영화가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선생이 되려고 LA시립대학에 진학한 도나 리드는 1940년 메이저영화사인 MGM의 눈에 띄어 스크린 테스트를 거친 후 정식 배우로 데뷔하여, 이 '멋진 인생'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에서 이등병 로버트 프루잇(몽고메리 클리프트)을 클럽에서 만나 사랑하는 알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것이 그녀의 연기 인생 중 황금기였지 싶다. 

 40여 년의 연기 경력으로 4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녀는 모두 세 차례 결혼, 두 번째 남편 토니 오웬과의 사이에서 4자녀(둘은 양자)를 두었다. 1986년 64세의 나이에 췌장암으로 타계했다. 

 제임스 스튜어트(James Maitland Stewart, 1908~1997)는 필라델피아 주 인디아나 출생, 프린스턴 대학 출신으로 유성영화 초기부터 클래식 헐리우드의 황금기를 거치는 55년 간의 경력 중 8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여 미 영화사상 가장 존경받고 인기를 누린 배우였다. 

 브로드웨이 연극 배우로 경력을 쌓던 중 같이 하숙을 하던 절친한 친구 헨리 폰다(Henry Fonda, 1905~1982)의 강력한 권유로 헐리우드에 진출한 스튜어트는 MGM에 스카웃되어, 그 후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우리들의 낙원(You Can't Take It with You•1938)"에서 좀 어리숙하지만 강한 도덕 관념을 보이는 캐릭터를 선보여 20세기 '미국적 이상(理想)'의 표상이 되었다. 

 다음 해인 1939년 또 진 아서와 공연한 카프라 감독의 "스미스 씨 워싱턴에 가다"에서 정치적 부패에 대항하는 상원의원 제퍼슨 스미스 역으로 열연하여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작품상 수상), 그 다음 해에 캐서린 헵번, 캐리 그랜트와 공연한 조지 쿠커 감독의 '필라델피아 스토리'에서 상류층의 결혼을 취재하는 기자 마이크 코너 역으로 열연하여,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의 주연이었던 친구 헨리 폰다를 젖히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말하자면 프랭크 카프라 감독이 그를 스타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아카데미상이었다. 

 스튜어트는 1941년 3월22일 제2차 세계대전 중 미 공군조종사로 참전하여 주요 영화배우로는 처음으로 군복을 입은 사람이 되었다. 그때 이미 개인 조종사 및 상업적 조종사 자격증을 따 400시간의 비행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민간인으로 소위 계급장을 달고 불과 4년 만에 대령까지 고속 승진하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그는 1944년 1월7일 독일 루드비히샤펜 전투공격 성공으로 공군 수훈십자훈장(Distinguished Flying Cross)을 받고 1945년 가을에 대령 계급장을 달고 뉴욕에 돌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후 다시 영화계로 복귀하여 1946년 출연한 작품이 카프라 감독과의 세 번째 영화인 '멋진 인생'이었다. 

 그 밖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받은 '살인의 해부(1959)', 존 포드 감독의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1962)'와 '서부개척사(1962)' 및 '샤이엔의 가을(1964)' 그리고 '쉐난도(Shenandoah•1965)' 등으로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배우이다. 

 특히 그의 연기지도를 도맡아 가르쳐준 마가렛 설라반과 공연한, 독일계 미국 감독 에른스트 루비치의 '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1940)'는 1998년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이 출연한 'You've Got Mail'로 리메이크 되었다. 

 1959년 7월23일 준장으로 승진하여 미 전사(美戰史)에서 배우로서 가장 높은 계급장을 단 스튜어트는 1966년 2월20일 B-52기를 조종하여 베트남 전에 참가해 Arc Light 폭격전을 독려하기도 했다. 33살에 공군조종사로 복무하여 1968년 5월31일 27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만 60세로 정년 퇴역한 스튜어트는 1985년 5월23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수여받고 전역자 명단에 소장으로 승진, 기록되었다.

 이런 일화가 있다. 1988년 당시 '멋진 인생'을 비롯한 고전 흑백영화를 컬러로 전환하려는 테드 터너(Ted Turner•81, CNN 창업자)의 상정안에 대한 의회청문회에서 스튜어트는 "그것은 도덕적, 예술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이와 같이 수익을 탐하는 업자들은 우리 영화산업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여 무산시킨 바 있다. 이 캠페인에 버트 랭카스터, 캐서린 헵번, 진저 로저스 및 마틴 스콜세지 감독 등이 동조했다.

 1949년 결혼한 부인 글로리아는 1994년 폐암으로 75세에 사망하고, 스튜어트는 1997년 7월2일 심장마비로 89세에 눈을 감았다. "이제 글로리아 곁으로 간다."가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은 위대한 배우이며 신사이며 애국자였던… '국가의 보배'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장례식에는 각계 인사, 친구 및 동료배우 등 3천 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군 장례 예식으로 진행되어 21발의 예포가 울렸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7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베일리 파크'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포터 빌'에 살고 있는가…. (끝)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TMMT'에서 1월11일(토) 오후 5시에 신년특집 '바라카'가 상영되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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