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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일곱시간(2.끝)

 

 박대통령은 재임기간중 통진당 해산, 전교조 법외노조화, 김영란법 제정, 공무원 연금과 교원연금개혁, 역사교과서국정화, 노동개혁 등 많은 개혁을 추진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는 듯 했지만, 결국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 당함으로써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지도자로서 처참한 실패다.

 

 이런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 원인은 여러가지가 복합적이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위에서 지적한 그의 리더쉽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개별적인 정책들에만 매몰되어 더 넓은 시야를 갖지 못했기에 탄핵이라는 쓰나미가 닥쳐오는 걸 보지도 못했고, 그 쓰나미의 와중에서 자신이 임명한 법무장관, 검찰총장 등 누구 한 사람 발벗고 나서서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식으로 우선 눈앞에 닥쳐오는 일들에만 대응하다 보니 탄핵인용이 발표된 직후에도 아무런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또 다시 귀중한 황금시간대를 허송하고 말았다. 아무도 얘기하고 있지 않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또한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대통령의 일곱시간’이었다.

 

 탄핵이 인용이 되든 기각이나 각하가 되든 보수진영은 이미 심각하게 몰락해 있었다. 그리고, 박대통령의 탄핵과 상관없이 올해 안에는 새 대통령이 뽑히게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탄핵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보수를 다시 살릴 길을 최우선으로 고민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차기정권이 진보측에 넘어간다면 박대통령은 탄핵결과와 상관없이 퇴임후 재판정에 다시 서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사태를 가장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탄핵인용이 된 후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저가 수리되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었을까? 내가 보기에 박대통령은 탄핵인용 후 “황금시간대”를 너무나 무의미하게 허송해 버렸다. 박대통령은 보수진영을 위해서 (그것이 곧 본인의 마지막 살길이기도 하므로) 자신이 신속하게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무얼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듯 했다. 탄핵인용시를 대비한 대안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듯하다. 또 한 번 지도자로서의 치명적인 패착이다.

 

 박대통령은 탄핵인용이 발표된 후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짧게나마 대국민 메시지를 내었어야 했다. 국가최고지도자가 어떤 이유로든 그 직을 떠나는 마당에 아무 말이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슨 말을 했어야 할까? 내가 그 문안을 작성해야 했다면 이런 내용을 담았을 것 같다.

 

 “우선 저로 인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심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몇 달 동안 나라가 걱정되어 추운 거리로 나왔던 국민여러분들의 애국충정을 생각하니 더욱 송구스럽다. 거리로 나오신 분들이 손에 촛불을 들었든 태극기를 들었든 나라를 걱정하는 그 마음의 바탕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국민여러분들의 뜨거운 애국충정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하여 가슴이 아프다. 그 동안 수고하신 헌재재판관님들과 변호인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이번 재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남아있는 걸 알지만, 제 억울함을 씻는 일보다는 사법제도를 존중하고 법치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이번 재판의 결과를 깨끗이 승복하겠다.“

 

 이렇게 철저히 죽을 각오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탄핵사태에 지친 국민들을 보듬고 (촛불까지 포함해서), 억울함을 슬쩍 내비쳐 추후 반격의 여지를 남기면서도 법치의 가치를 개인적 억울함보다 우위에 두는 보수주의자의 의연함을 보여줬다면, 바로 이어질 선거전에서 보수측이 딛고 일어설 큰 주춧돌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재심청구에 희망을 걸기보다는 보수가 정권을 잡도록 해야 자기 억울함도 풀 길이 생긴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가 보수진영을 위해, 또 그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허망하게 흘려보내 버린 것이다. 이는 보수측에게 적어도 몇 백만 표의 가치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는 죽어야 산다는 그런 각오도 전략도 없어 보였다. 그냥 망연자실한 모습만 보여주며 황금시간대를 속절없이 보내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도 자신의 그런 점을 깨닫지 못하고 검찰이 짜놓은 틀에 갇혀 그들이 꾸며놓은 조서내용이나 들여다보고 고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몇 달전 탄핵정국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저들이 짜놓은 틀속에 갇혀 좁은 시야에서 수동적으로 대응하며 끌려오다가 만장일치로 파면을 당했으면서도 아직도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 승산이 있다고 믿고 있는 건지… “’똑 같은 짓을 반복하면서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어리석음’의 정의이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최일선의 개별전투에만 몰입하여서는 절대로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일선의 전투는 대대장과 사단장들에게 맡겨두고 사령관은 전략을 내놓아야 전쟁에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 돌아가는 형국은 모두들 전투에만 몰입하여 열심히 싸우고 있고, 어디에도 사령관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대통령을 끌어내린 시발점이 된 그 세월호는 이제 물위에 떠올라 ‘대통령의 일곱시간’이란 불씨에 다시 불이 지펴지고 있는 판에 대통령은 자신에게 닥친 형사소송에만 몰입해 있고, 태극기를 든 사람들은 이미 물 건너 간 ‘탄핵무효’만 목이 쉬도록 외치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저마다 눈앞의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전략없는 전투는 어리석고 미련한 싸움이다. 일선에서의 처절한 싸움은 전쟁에 이겼을 때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지만, 전쟁에 졌을 때는 한 병사의 일기장에 쓸쓸한 추억으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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