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가 춤을

토끼와 거북이가 만나
누가 빠른가 경주를 하기보다
누가 힘이 센가 싸움을 하기보다
말도 없이 서로 등을 돌리지 않고 
손을 잡고 춤을 추면 어떨까요?

깡총깡총 뛰어다니던 토끼
엉금엉금 기어 다니던 거북이
몸의 크기에 차이가 있어도
변명과 차이 극복할 수 있지요.
왕자와 하녀도 손 잡고 춤을 춥니다

서로 손을 잡은 적이 없고
두 발로 일어선 적 없어 어색하고
불안하여 자꾸 넘어지려 해도
토끼가 넘어지려면 거북이가 잡아주고
거북이가 넘어지려면 토끼가 잡아주면
넘어져도 함께 넘어지고
일어서도 같이 일어서지요 

느린 거북이 등을 떼내라 하지 않고
거추장스런 토끼 귀 자르라 하지 않고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이다 보면
발을 밟지 않고 넘어지지도 않고
해 지기 전 춤을 배우지 않을까요?

사방 어두워지면 분위기 좋고
뜻 안 통해 오해하기 쉬운 말 없이
입 다물고 눈빛을 주고 받으며 
체온을 느끼고 음악에 동작 맞추고
맞닿은 가슴 뜨겁게 하나가 되면 
손 놓기 싫고 음악 멈추지 말기를,

달빛도 별빛도 내려와 발을 비추고
토끼와 거북이를 감싸 안으면
순간이 영원이기를 바라고 
국경을 넘는 사랑이 싹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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