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덕(厚德)한 얼굴에 가득한 주름도 미덕(美德)일 터에 우리 눈에 비춰진 사랑스럽고 멋진 모습은 제 눈에 안경이다. 자맥질 하는 물고기는 창공을 나는 새를 부러워하질 않는다지요. 허공에 가뭇없이 사라지는 한줄기 연기처럼 뜻대로 행하여도 도(道)에 어긋나지 않아 종심(從心)이라는데, 두보(杜甫)는 시(詩) 곡강(曲江)에서 “술값 외상은 보통 가는 곳마다 있고, 인생 나이 일흔은 예로부터 드물었다.(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고 읊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합의문을 채택,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마주앉아 적대(敵對)와 대결 관계를 공존과 협력의 관계로 바꿀 위대한 첫걸음을 뗐다. 두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과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공약을 교환하는 합의를 했고 또 ‘새로운 양국 관계’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4개 항(項) 원칙에 뜻을 같이했다. 


 대립과 갈등을 거듭해온 두 정상이 처음만나 숙원인 비핵화와 체제보장이 들어간 합의서에 직접 서명한 의미는 지대하다. 이번 합의는 포괄적인 약속일뿐이고 뿌리 깊은 불신을 넘어 ‘실행’으로 이어지기까진 아직도 넘어야할 길이 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 대신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공동성명에 포함됐으나 완료 시한(時限)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의 협상도 험난할 것임을 예고한다는 평가다. 문제는 그 의미가 이중적(二重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비핵화(非核化)가 없인 논의할 게 아무것도 없다. 처음부터 협상테이블에 올라 있었다.”며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를 보게 될 것이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을 보였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표현이 널리 회자된 것을 보더라도 북핵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했던 그간의 협상이 난항(難航)을 거듭했음은 일이 순조롭게 되어가지 않았음을 짐작케 해준다. 하지만 과거와 큰 차이는 북미 두 정상이 직접 만나 신뢰의 초석(礎石)을 놓았기 때문에 이를 동력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정부는 애국주의에 따라 ‘나라를 지키다 실종된 국민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찾아낸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번 합의에 한국전쟁 중 실종된 5,300 미군 PoW/MIA 유해(遺骸)발굴과 송환을 명시한 것은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반도의 분단 65년은 비무장지대를 희귀 야생동식물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인간의 왕래를 막은 대결의 공간에서 동식물은 평화의 삶을 고스란히 지켜온 것이다. 이런 DMZ의 생태가 과거 남북화해 국면에서 오히려 위협받았던 사실은 향후 DMZ 보존을 위해 시사해주는 바 많다고 한다. 비무장지대는 통일 이후에도 자연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남과 북이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다. 우리들 스스로 희망과 변혁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며, 한국의 유구한 문화와 철학에서 간과되어 왔던 잠재력을 찾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저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섰을 지난 온타리오주 총선을 되돌아본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 입장에선 정치참여의 의미를 ‘출마’로 확장했지만,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에겐 맥(脈)을 못 쓰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변화는 작은 움직임에서 출발하고 세상을 좀 더 좋게 개선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줄로 안다. 모두 진정한 행동과 약속이 필요하다. 과반수이상의 원내의석을 차지한 보수당정권의 정강(政綱)과 리더십이 일편단심(一片丹心)이길 기대한다. 


 온주총선에서 두 한인후보가 이뤄낸 ‘MPP 동반당선’에 한인동포사회의 기대가 자못 크지만 “지금은 지역구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문하는 분위기다. 정치인으로서 동포 사회의 이익을 위해 팔이 안으로 굽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역주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한인을 위한 그 어떤 일도 도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구의 탄탄한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인사회를 위해서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대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불철주야 애를 쓰고, 일구월심(日久月深)으로 고민해도 참새가 봉황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있으랴마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한다. 한국의 지방선거 때마다 청년수당, 농민수당 등등 시작도 끝도 없이 각종 ‘무상 시리즈’가 난무하는 선심성 ‘공약’(空約)들은 안타까워 보인다. 근면 성실한 공복(公僕)이 되어보겠다며 내세운 공약(公約)들을 눈여겨 살펴가며 투표했는데 헛된 공약(空約)이 아니길 바라는 유권자가 여러 장의 투표용지 건네받고 누가 누군지 몰라 당황한 경우도 없진 않았을 테다. 


 유권자의 표심(票心)은 대신해줄 수 없는 의무요 권한이고,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다.’ “여당 압승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이런 댓글이 붙었다고 한다. ‘장사가 안 돼 죽을 지경이지만 1번 찍었다. 국민이 이 정도 밀어줬으면 진짜 잘 좀 해라.’ 이게 대다수 유권자 심정일 것이다. ‘잘했다’가 아니라 ‘제발 잘 좀 하라’는 것이다.”라고…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렐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이해인 /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18년 7월호에 실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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