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식을 위하여 

 
세상 저 멀리 문 닫고 산다는 것은 
어지러운 이땅에서 돌아앉는 것 
히말라야 산맥을 우러러 
사자의 긍지로 살아가는 티벳의 참된 벗이여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먼 이국의 황금 나이팅게일인 그대가
시도 때도 없이 들려주던 천상의 노래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요즘 
더는 내 새벽 창가를 두드리지 않고 있었네.

나도 늘 그대처럼 청아한 천상의 목소리로 
끊임없이 노래하는 나이팅게일이 되어 
차마 입으로는 전하지 못할 천상의 리듬을 타고 
변치 않는 지혜를 전하고자 하였더니 
어지러운 세상에서 돌아앉은 그대와 나는 
제 시름에 겨워 목청껏 노래만 불러대었네.

  
사랑으로 다져진 히말라야 퇴적층 같은 
그대 고고한 찬미가의 심중을 헤아려 알기에
서로가 멀리서도 서로의 창문가를 들여다보고 
서로가 서로에게 노래하는 모습을 들려주더니 
하수상한 물병자리 문턱의 인류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그대의 청아한 지혜의 목소리가 뚝 멈추고 
침묵으로 보름을 넘기니 불안한 나는 
애써 그대의 창문을 두드려 보네.

그대는 티벳의 어느 사막 언저리 
이름 모를 오아시스의 작은 성에 안주하고 있다고 
내 부름에 희소식으로 응답을 할 때 비로소 안도하네 
히말라야 산맥 굽이굽이 훨훨 날아가 
사막 오아시스에 안거하는 자유를 만끽하면서 
사자의 긍지에 젖어 침묵하는 나이팅게일이여 
그대의 청아한 사랑의 노래가 하늘 높이 울려퍼질 때 
사자가 지니는 서로의 긍지와 긍지가 한데 어우러져 
애써 천상의 옥보좌를 흔들어 깨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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