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김정은이 점심 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하고 있다. 

 

 

 

산책은 생산성이 높은 운동이다. 칸트처럼 혼자 하는 산책은 ‘인간은 이성의 존재’라는 철학적 명제를 발견하게 한다. 누구든 두 사람이 하는 경우 ‘인간은 우정의 존재’라는 보편적 사실을 발견하게 한다.


맛을 들이긴 정치가들도 마찬가지다. 근래 국가 원수들이 정상회담을 할 경우 두 사람만의 산책이 특별 메뉴로 자리잡았다. 당연히 배석자나 통역은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북한의 김정은이 남한의 문재인과 만났을 때나 트럼프를 만났을 때 그랬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지난 달 초 다롄의 해변에서 산책을 할 때는 통역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아무리 짧아도 산책은 두 사람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준다. 공식 석상에선 배석자들의 눈치도 봐야 하고 카메라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악수나 미소가 물리적 결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이 김정은을 친구라고 부르겠다고 말한 것은 두 사람만이 따로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눈 뒤부터였다. 그로부터 한달 후 두 사람은 북측의 통일각에서 다시 만났는데 김정은은 문재인을 밀착 포옹했다. 도보다리에서 화학적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게 가능한 장면이겠는가.


산책은 공식석상에선 할 수 없는 거래를 가능하게도 한다. 이를테면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동지, 노쇠한 참매1호기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간다는 건 무리일 수 있어요. 우리나라 총리가 타는 보잉 747 여객기를 보낼 테니 아무 말 말고 내 호의를 받아줘요.”라고 했을 수도 있다. 두 사람은 자존심의 벽을 그렇게 무너뜨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점심을 먹은 후 트럼프와 김정은은 호텔 정원을 10분 간 함께 산책했다. 통역이 동행하지 않았으니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TV 인터뷰에서 단서는 곧 떠올랐다.


“앞으로 전쟁 연습을 중단할 생각이지요. 괌에서 한반도까지 전폭기를 띄우자면 막대한 경비가 나고 또한 북한을 자극하기도 하니까요.” 천만 뜻밖에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가면서까지 트럼프가 측은지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전에 미국과 합의를 해 놓고도 깨지 않았는가. 그런데 김정은을 어떻게 믿겠다는 건가요?” 기자의 질문이다.


“거기에 대해 그도 말했지요. 그렇게 합의를 해 놓고 미국이 지키지 않은 면도 있었다는 거지요. 그건 적절한 지적이라고 봐요.” 이것 역시 역지사지의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기자의 질문은 끈질기게 이어진다. “잔인한 독재자로 국민을 굶기고 강제노동수용소에 가두는가 하면 자기 가족도 살해한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요?”


“주어진 여건을 피하지 않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보지요. 나는 일생 동안 많은 딜을 해본 사람이요. 믿음이 갔었는데 신용을 지키지 않을 사람이 있었고 믿음이 가지 않았는데 신용을 지키는 사람이 있었지요. 나는 그를 믿어요. 그 역시 나를 믿는다고 했고요.” 


만나자마자 일분 안에 상대방을 파악한다는 트럼프. 선수끼린 서로 믿을 수 있다는 거다. 어쨌든 마지막 발언은 앞으로의 북미관계를 안심케 하는 대목이다. 두 나라의 최고지도자들이 서로 신뢰를 운운한다는 것만도 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 신뢰는 두 사람이 산책했을 때 시작된 화학적 반응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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