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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5)
knyoon

 

 

 

(지난 호에 이어)


“열아홉 살이었으니까요.” 보도니가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너그럽게 생각하고 잊어버린 일들을 다시 끄집어 내서 무얼 하시겠습니까?” 


그는 다시금 차가운 음성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빼뽀네는 주정꾼이며 질서 파괴범으로 옥에 갇혔을 때 그 수염을 길렀다네. 물론 그의 진짜 죄목은 반파시스트를 선동한 것이었소. 결국 그것이 그에겐 잘된 일이 되었소. 전쟁이 끝난 다음 그는 정치범의 명분과 순교자의 지위를 얻었으니까 말일세. 그렇게 해서 이 사람은 우리 마을의 첫 번째 읍장이 되었고, 상원의원까지 된 것이라네.”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에 아저씨는 턱수염이 없었지요.”


 “없었지.”


“그게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라네!” 


돈 까밀로가 말했다.


보도니는 돈 까밀로를 바라보았다.


“낯선 얼굴이 아닌데요. 같은 고향 출신이신가요?”


“아닐세, 아니야”


빼뽀네가 성급하게 끼어들었다.


“이 분은 같은 고향에 살긴 하네만, 다른 지방 출신일세. 자네는 이 사람을 알 수가 없다네. 그런데 자낸 어떻게 해서 예까지 오게 되었나?”


보도니는 어깨를 풀썩 해 보였다.


 “여러분께서 콜호즈에 관해 좀 더 설명해 주기를 원하신다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만.”


그러나 돈 까밀로는 그것으로 이야기를 끝낼 수는 없었다.


“여보게, 이 사람이 공산당 상원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방해가 되진 않도록 합시다. 우린 정치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젊은이는 인간 대 인간으로 우리와 이야기할 수 있어요.” 


보도니는 빼뽀네와 돈 까밀로의 눈을 번갈아 가며 쳐다 보았다. “저는 숨길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가 주장하듯이 말했다.


“이 그레비네크 마을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다 제 이야기를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한 나도 그 일을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군요.”


돈 까밀로가 이태리 담뱃갑을 내놓았다.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방울이 창가를 때리며 지나갔다. “17년 동안 저는 그런 담배가 그리웠습니다.”


보도니가 담배에 불을 붙여 물며 말했다. “신문지에 말아 피우는 마코르카는 도저히 못 피우겠어요. 속이 뒤틀려서요.”


그는 몇 모금을 맛있게 들이마시고 나서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 “얘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가 말했다.


“저는 러시아 전방에서 트럭 수리 센터에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러시아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우릴 모두 데려간 거에요. 그때가 1942년 말이었어요. 바람과 눈보라가 매섭게 불던 날입니다. 그들은 마치 양떼를 몰듯이 몰고 갔지요.


이따금 우리 일행 중의 한 사람 이 땅바닥에 쓰러지곤 했는데, 그럴 때면 그들은 총으로 그 사람 머리를 쏘아 진눈깨비 속에 내버려두고 떠났지요. 저도 별 수 없이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전 러시아 말을 알고 있었지요. 한 러시아 병사가 발로 걷어차며 일어서! 하고 말했을 때 저는 러시아말로 대답할 수가 있었습니다.


‘동무, 난 계속해서 갈 수가 없어요. 조용히 죽게 해줘요.’하고 말했지요. 내가 그 대열에 끼어있는 마지막 포로 중의 하나였어요. 나머지는 내 뒤로 백 피트나 떨어져 있었고, 눈발에 가려서 보이질 않았어요. 그는 내 머리 위로 총을 겨누고 중얼거렸습니다. ‘빨리 죽어 버려, 나를 귀찮게 굴지 말고!’ ”


바로 그 때 어떤 사람이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삼베 자루를 뒤집어 쓰고 부엌으로 들어왔다. 삼베 자루를 벗어 젖히자 30세 가량의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제 아내입니다.” 스테반이 말했다.


그 여성은 미소를 짓고 알아들을 수 없는 몇 마디 말을 중얼거리더니 나선형 계단 위로 올라가 버렸다.


“하느님은 내가 살기를 원하셨던 모양입니다.” 보도니는 말을 계속했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따뜻한 이사바에 누워 있는 걸 알았어요. 내가 쓰러진 장소는 여기서 반 마일 떨어진 곳입니다. 숲과 마을 사이에 있지요. 불쏘시개를 주우러 나갔던 17세 소녀가 눈더미 속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 소녀는 자신의 힘센 팔로 내 코트 깃을 움켜쥐고는 한 손엔 불 지필 나뭇가지를 안은 채 감자자루를 끌듯이 나를 끌고 왔습니다.”


“러시아의 농부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지요.” 빼뽀네가 말했다.


“모이넷도 출신의 바고라는 사람도 이런 식으로 구조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그 농부들 덕택에 생명을 건졌지요, 그런데 이 소녀는 러시아인이 아니었어요. 폴란드 출신으로 가족들이 농업 인구 부족 때문에 이주해 온 사람들이지요. 그 가족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많지도 않은 양식을 나와 함께 나눠 먹으면서 이틀 동안 나를 숨겨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영원히 계속될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소녀와 나는 엉터리 러시아 말로 겨우 서로의 의사를 소통해 왔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길을 잃은 한 이태리 병사가 바로 몇 시간 전에 그 식구들과 마주쳤음을 가서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소녀는 억지로 동의했습니다. 잠시 후에 소녀는 권총으로 무장한 사람과 총을 든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나는 손을 들었지요. 그들은 내게 따라오라고 손짓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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