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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까밀로' 시리즈는 출간된 지 60년, 작가 사후 4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매년 1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국민도서입니다. 그 시리즈 중 본보 필자 윤경남 선생이 번역한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를 새로 연재하오니 독자들의 많은 사랑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 표지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윤경남 옮김, 진선출판사)

 

 

 

▲필자 윤경남씨가 받은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클럽> 명예회원증(1987년)

 

 

 


작가 서문


「돈 까밀로의 작은 세계」라는 연작물의 마지막인 이 책은 밀라노의 주간지인 ‘간디도(Candido)에 14회에 걸쳐 실린 작품이다. 간디도는 1945년에 내가 설립했고, 1948년 총선거 때 매우 중요한 선전 효과를 보여주었던 잡지이다. 그 해 총선거에서 공산당은 이 주간지 ‘간디도’ 때문에 패배를 맛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디도’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1962년에 아깝게도 출판이 중단된 것이다. 그 큰 원인은 ‘경제성장의 기적’과 ‘좌익에 대한 개방’을 겪고 있는 이태리인들이 반공 투쟁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태리는 순수주의자 즉 양심적인 반대파들과 반민족주의자와 공상적인 사회개혁파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정치적인 부패 속에서, 새로운 리얼리즘을 표출하는 영화 속에서, 좌익 작가들이 그리는 성적(性的)이며 사회주의적인 문학 속에서 성장해왔다. 그들은 생성하는 세대라기보다는 퇴화하는 세대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945년경 가난과 기근에 시달리던 이태리는 그래도 정신적으로는 얼마나 훌륭한 나라였었는가? 우리가 나치 수용소의 굶주림에서 돌아와 보니 우리나라에는 깨어진 기와조각 더미만이 쌓여 있었지만 수많은 죄 없는 희생자가 죽어간 폐허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의 미풍이 불고 있었다.


1945년의 물질적인 빈곤과 1963년의 새로운 풍요가 가져온 정신적인 빈곤 사이에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 ‘경제성장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마천루를 스쳐가는 바람은 성(性)의 문란과 시궁창과 죽음의 썩는 냄새를 풍기고 있었을 뿐이었다. 번영하는 이태리에서 보다 나은 세계에 대한 희망은 사라졌다. 우리는 돈 까밀로의 형제가 아닌, 새 세대의 사제들을 대할 때, 지옥과 성수가 망령처럼 혼합되어 있음을 종종 보게 된다.


신흥 부자가 된 붉은 이태리에서 주간지 ‘간디도’는 살아남을 수가 없었고, 실제로 없어져버렸다. 1959년에 분재해서 쓴 이 이야기는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활력 넘치는 개성 때문에 계속 살아있지만 지금은 시대에 뒤지고 있다. 그 잡지가 공산주의자와 가볍게 투쟁한 것은 그것을 쓴 시대상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다.


독자는 이 점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공산주의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고 당신의 이야기가 낡은 것이라면, 왜 그 책을 ‘간디도’의 무덤에 함께 묻어버리지 않았는가?” 하고.


이 질문에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공산주의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은 몇몇 친구들이 있으며, 나는 그 분들에게 충실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한국에서 전사한 미국 군인들에게 바친다. 그들은 포위된 서방세계를 지켜준 마지막 용사들이었으므로, 그 용사들과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아직은 지켜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이 글을 러시아에서 죽은 이태리 용사들과, 소련의 포로 수용소에 갇힌 채 생사를 알 수 없는 6만3천 명의 용사들에게 바친다. 특히 ‘세 줄기의 밀’이란 제목이 붙은 장을 바친다.


나는 이 글을 이태리가 해방의 날을 맞기 위해 피 흘리는 동안, 에밀리야 평야에서 공산주의자에게 학살된 3백 명의 사제들에게, 그리고 공산주의와 그 공모자들을 비난한 고(故) 교황 비우스 12세에게 바친다. 뿐만 아니라 결코 굴복하지 않았던 헝가리의 민첸티 추기경과, 그의 나라를 위해 영웅적으로 순교한 교회에 바친다. 특히 이분들에겐 ‘예수님이 보낸 밀정’이란 제목의 장을 바친다.


이 글의 마지막 장인 ‘끝이 없는 이야기’는 고(故) 교황 요한 23세에게 바친다. 여기엔 명백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주 개인적인 동기가 있음을 독자께서는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교황 요한 23세가 1963년 6월에 돌아가신 다음,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낸 애도의 성명서 가운데, 프랑스의 사회주의 대통령인 빈센트 오리올의 이름도 있었다. 그가 대통령 임직시에 교황은 파리 주재 로마 교황청 대사였다. 이 성명서에 오리올 대통령이 말한 것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1952년 새해를 맞아, 그 당시 시장(市長)이었던 나와 교구 신부였던 교황대사가 우리가 논쟁을 벌였던 일을 염두에 두고, 내게 과레스끼가 쓴 「돈 까밀로의 작은 세계」를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지엔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빈센트 오리올 각하에게; 그의 즐거움과 영혼을 살찌우는 풍요로움을 드립니다. 교황대사 론칼리로부터”


1959년의 돈 까밀로는 1952년의 그와 달라진 것이 없다. 이 작품이 비록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든다고 해도, 오늘날 세상에 여기 저기 남겨두고 온 나의 옛 동지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영적인 풍요로움’을 주기 위해서 나는 이 글을 쓴 것이다.

 

죠반니노 과레스끼
론꼴레 베르디 마을에서 1963년 8월 16일

 


 차례

* 황금이 좋아 
* 돈까밀로의 복수
* 변장한 돈까밀로 
* 론델라 몰아내기 작전 
* 강요된 휴식 
* 우주세포 
* 도로 정책 
* 예수님이 보낸 밀정 
* 비가 멎다 
* 세 줄기의 밀 
* 세포들이 고백하러 오다 
* 지옥의 문턱에서 
* 페트로프나 동무가 끓여준 커피 
* 파도는 운명을 넘고 
* 끝이 없는 이야기 

 


황금이 좋아

 

그 폭탄 같은 소문은 월요일 정오, 즉 신문이 읍내에 도착하고 두 시간이 지나자 폭발해버렸다. 이 마을에 사는 어느 누군가가 전국 복권 대회에서 천만 리라를 타게 된다는 것이었다. 신문에 실린 그 사람의 이름은 빼삐또 스삐제구띠였으나 이 마을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이 마을 복권 판매원은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질문 공세를 받았으나, 도저히 알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복권을 판 토요일이 장날이어서, 난 이름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복권을 수십 장이나 팔았다고요. 아마도 그 중의 한 사람이 당선된 모양입니다. 어찌 됐든 얼마 안 가서 당첨자가 나서지 않겠어요?” 그런데 아무도 복권을 타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의 호기심은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빼삐또 스삐제구띠란 이름은 가명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삐제구띠란 이름만 본다면 그럴듯한 이름이었다. 그날 장터에 온 시골 사람들 가운데 그런 이름이 있을 법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빼삐또란 이름은 도저히 생각해 볼 수 없는 이름이었다. 빼삐또 라고 하는 이 이국적인 이름이 옥수수나 밀, 건초나 가축, 치즈 같은 것 밖엔 거래하지 않는 이 조그만 시골 장터에 나타났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흥, 그건 가명이 틀림없다고!” 몰리네또 주막 주인이 단언을 했다. “게다가 그 사람이 가명을 썼다면, 그건 타향 사람이 아니라 이름을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이 마을 사람이라니까!”


이 말에는 좀 의문이 가는데도 있었지만 제법 이치에 맞는 추측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바로 그 동네 사람들 중의 어떤 사람일까 하는 데로 관심이 옮겨갔다. 게다가 그 일을 밝히는 일을 어찌나 지독하고 끈기 있게 추구했던지, 그것은 복권 당첨자를 찾아 내는 게 아니라, 범인을 수색하는 것만큼 짜릿했다.


뿐만 아니라 돈 까밀로 신부님마저, 동네 사람들만큼 끈질기진 않았지만 남 못지 않은 호기심을 가지고 이 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돈 까밀로의 이런 사냥꾼 같은 행위엔 절대로 찬성하지 않으실거란 생각이 들었으므로, 그는 제단 위의 예수님에게 변명을 하러 갔다.


 “예수님, 저는 다만 호기심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닙니다. 제겐 그렇게 해야만 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전능하신 하느님의 큰 은혜를 입고서 자기 이웃에게 그걸 밝히지 않는다면, 배은망덕한 악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마땅하지요.”


“돈 까밀로! 만의 하나 하느님께서 복권 같은 데 흥미를 느끼셨다 해도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그 사실을 대중에게 선전할 필요까지 있겠느냐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실 자체란다. 어떤 일에서나 그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걸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누군가 횡재를 했다고 해도 그랬다는 사실로 남겨두면 됐지, 왜 네가 그 사람의 신분을 밝히지 못해 안달이냐? 네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데는 그런 행운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니라.”


그래도 돈 까밀로는 이 복권 당첨 사건만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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