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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127. 톨레도의 엘 그레꼬와 십자가의 성 요한(하)
knyoon

127. 톨레도의 엘 그레꼬와 십자가의 성 요한(하)

(지난 호에 이어)

 

 

엘 그레꼬는 오르가스 백작이 매장될 때 어거스틴 성인과 스테파노 성인이 그의 시신을 맞들어 무덤에 안치했다는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에 얽힌 전설을 살려서 그린 것이다. 그림은 하늘부분과 땅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늘엔 성모님과 세례자 성요한이 그리스도 양 편에 있고, 성모님의 발치엔 금발의 천사가 새 아기를 받아내고 있다.

 

오르가스의 죽음과 새아기의 탄생에 무언가 재생의 의미가 연관된 듯하다. 어거스틴 성인의 금관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엘 그레꼬 자신이며, 맨 앞에 횃대를 뒤로 쥐고 뭔가 설명하는 듯한 귀여운 소년은 엘 그레꼬의 아들 임마 누엘이란다. 엘 그레꼬가 작은 천사 같은 그 아들에게 신앙과 화가의 길을 전승하려 한 것 같다.

아홉 달 만에 완성했다는 이 대작을 보기 위해 톨레도를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놀라진 않으리라.

십자가의요한의 ‘어둔밤’과 엘 그레꼬의 ‘겟세마니동산의 기도’ 에서 ‘아름다움의 주인이며 빛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알아 뵈었다고 해서, 웅장한 톨레도 대성당의 에케호모 문을 그대로 지나쳐 버릴 수는 없으리라.

1226년에 초석을 놓은 이래로 270년을 두고 지었다는 톨레도 대성당은 온 도시를 내려다보며, 스페인의 수석성당으로 산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다른 고딕형 대성당과 달리 고딕 종탑이 하나뿐이며 그 종탑에 잇대어 세 개의 아치형 문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 가운데가 ‘면죄의문’, 좌측은 ‘지옥의문’, 우측은 ‘심판의 문’이다.

 

 

속죄의 은총을 기원하며 ‘면죄의문’을 들어서서 찬양대석이 있는 파이프 오르간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깜짝 놀라 섰다. 대리석으로 만든 중앙제단 위에 어디서 본듯한 미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파리의 노트르담대성당의 파이프오르간 옆에서 우리에게 자애로운 미소로 마음의 번뇌를 녹여준 ‘하얀성모님’이었다. 안고 있는 아기예수가 성모님의 턱을 어루만지는 것에 응답 하는 듯한 신비스런 미소, 모나리자의 미소와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이곳에서도 만나다니. 하긴 하얀성모님의 원형이 톨레도에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갑자기 우리를 위해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신듯 기쁨이 넘쳤다. 루이 디아 델 코랄이 1564년에 조각을 했는데, 노트르담대성당의 하얀성모님은 그 이후에 모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기도를 마친 우리부부는 넓은 성당 안에서 미로 같은 길을 따라 다니다가 갑자기 환해진 빛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란 발길을 멈추고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세상에! 꿈에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루가복음서 9:28)가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을 줄이야.

어느 날 예수님을 따라 다볼산에 오른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이, 기도하다가 겟세마니동산에서처럼 잠깐 잠이 든다. 깨어보니 예수님은 엘리야와 모세와 흰구름 속에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때 예수님의 모습은 하얗게 눈부시게 변모해 있다. 그들은 예수가 앞으로 맞게 될 고난과 부활을 얘기하고 있었다.

놀란 베드로는 그곳에 엘리야와 모세와 예수를 위해 초막 셋을 짓자고 제안하자 그들은 구름 속에 떠나고, ‘이는 내 선택 받은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음성만 들려오고 예수님만 그 자리에 남는다. 이 장면은 신학자들의 큰 논쟁거리이다. 율법의 대표인 모세와 예언의 대표인 엘리야, 그리고 구세주 예수는 그리스도교 전체를 의미하기도 하므로.

천년의 세월이 지나 베드로가 원하던 대로 이 자리에 초막이 지어진 셈이다. 구름 속에서 다시 그 음성이 들려올 때, 이 지상(성당)의 아름다운 파이프 올갠과 합창소리가 구름 위의 그 세분께 큰 영광을 돌리게 되리라.

 예술작품으로 ‘변모’한 예수님과 엘리야와 모세, 놀라서 쳐다보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의 모습을 구름 위에 햇빛처럼 신비스럽게 만든 것은, 천정 꼭대기에 유리창을 내어 자연광을 유도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 앞의 인물들은 조각작품으로, 그리고 그 하얀빛의 은총이 온 예배실에 가득 넘치도록 만든 또메가 1721-1732년까지 11년을 두고 만든 걸작품인 것을 알게 되었을 무렵엔 로즈윈도우가 서녘햇살에 붉게 물든 다음이었다.

다볼산 위의 영광과 묵시를 마음속에 심어두고 우리는 ‘까를로V’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호텔로 돌아왔다. 다음날 마드리드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타호강으로 둘러싸인 알카싸 궁을 멀리서만 바라보았다. 밤이면 높은 첨탑들이 돛단배처럼 보인다는데, 그것은 네모 반듯한 건축물 네 귀퉁이에 뾰죽탑을 올려놓아서 그렇게 보이나 보다. 스페인 내란시의 접전장소로 무데하르 양식과 고딕양식의 조화가 이슬람문화와 가톨릭 문화를 잘 조화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아름다운 타호강으로 둘러싸인 적갈색 바위산 같은 톨레도 섬은, 마치 엘 그레꼬가 펼쳐놓고 들여다 보는 환상의 그림 “톨레도의 경관과 계획”과 똑 같았다. 엘 그레꼬는 이 섬 위에 자신의 예술작품과 성모님의 은총을 함께 계획하고 이룩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은 톨레도 거리와 묵직한 동양화풍이어서 더 다정한 그의 그림은 엘 에스코리알 왕궁에서,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옛날 성서시대를 거닐며 십자가의 성요한의 ‘어둔밤’과 엘 그레꼬가 보여준 ‘빛’의 은총, 다볼산의 영광을 담뿍 안고 돌아온 기쁨, 그리고 주님이 우리부부에게 주시는 샬롬을 다시 한 번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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