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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으로 찾아온 겨울하늘은 짙은 먹구름으로 덮여있었다. 그랙 프륀(Greg Frewin)극장에 도착한 것은 시작20분 전이었다. 티켓을 사고 닫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장내는 깜깜하였다. ‘12월은 호두까기인형의 계절’ ‘아주 특별한 공연’이라는 대자제하에 나이아가라발레단의 공연기사가 있었다.  


나이아가라지역 발레학교를 주축으로 70여명의 학생들이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는 것이다. 겨울철눈길을 염려하여 택한 시간이 이틀간 공연 중 단 한번뿐인 정오공연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맑고 감미로운 선율이 음향기에서 울려나오면서 무대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호두까기인형은 토론토에서 내셔널발레를 본이래 벌써 3, 4년이 흘렀지만 한국에 체류하던 8년 동안 여러 번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발레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한국발레의 초석을 다진 명사로 불리며 한국예술원 원장이던 무용가 송 범씨 댁에 몇 년간 함께 기거하였다. 


남자가 발레를 하는 것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정작 그분의 발레공연은 영상으로 밖엔 볼 수 없었다. 이미 그는 20대의 날렵하고 힘이 다져진 예리한 모습에선 멀리 떠나와 있었던 것이다. 공부 못하는 건 가르치면 되지만 덜 생긴 건 도리가 없다. 일정한 키(168센치 정도), 몸무게(40~43kg)에 X자 다리, 미모여야 하는 이상형신체조건을 이때 알았다. 


발레리노(남자무용수)의 키는 발레리나와 20센티 정도 크고 날씬해야 되지만 발레리나와 파드되(2인 무)를 추고, 들어 올리고, 점프하고 회전시켜야 되는 에너지를 소유해야만 된다. 발레는 초등학교 3, 4학년, 혹은 늦어도 5학년 때부터는 수련을 시작하여야 됨으로 이 시기에 지망한 학생이 끝까지 열거한 조건대로 자라야 하는데 성장과정에서 이상변화가 나타나면 가차 없이 탈락시켜버린다고 한다. 


토슈즈를 신고 나비처럼 백조처럼 아름답고 우아한 춤을 추는 발레리나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속속들이 보고 들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름답게 장식된 방에 유모, 클라라와 동생 프리츠가 춤추며 나오고 파티손님들과 대부 도로셀마이어가 무대를 채운다. 클라라가 받은 선물은 호두까기인형, 프리츠가 심술궂게 장난치다 망가뜨린다. 대부가 인형을 고쳐주고 슬퍼하는 클라라를 위로한다. 


자정이 되어 손님들은 다 떠나고 클라라는 호두까기 인형을 끌어안고 잠이 든다.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깬 클라라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눈앞에서 커지고 호두까기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된다. 갑자기 생쥐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호두까기인형이 인도하는 꼬마병정들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클라라가 생쥐대장에게 슬리퍼를 던져 위기에 몰린 호두까기인형대장을 구해주는 찰라 갑자기 그가 왕자로 변화되어 신비한 나라로 함께 여행한다.


흰 눈 나라 왕과 왕비가 둘을 안내하여 과자나라로 도착하는 것에서 제1막은 끝이 난다. 전등이 켜지고, 주위를 돌아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학생들로 장내는 꽉 차있었다. 


기계에서 울리던 오케스트라보다 더 큰 왕 왕 소리가 생동의 교향곡으로 진동하였다. 


2막 과자의 나라, 스페인의 초콜릿, 아라비아의 커피, 중국의 차, 러시아의 캔디케인들이 즐겁게 군무를 추고 덴마크의 피리 부는 소녀들이 피리를 불며 춤을 춘다. 피날레는 70여명의 왈츠로 무대를 덮고 클라라는 잠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 꿈은 해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기억할 꿈이 되었다는 한 시간 40여분의 춤이 줄거리다. 


처음 음향기에서 차이코프스키 오케스트라가 울려나올 때부터 내 얼굴엔 미소가 지어졌다. 클라라와 프리츠 남매의 다투는 장면이나 생쥐 떼들, 꼬마병정들의 춤사위가 정말로 실감이 났다. 파드되를 추는 클라라와 왕자, 무용수들이 점프하고 회전하고 들어 올리는 동작에서 표출되는 작은 실수와 미숙함이 어린 학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오히려 귀엽게 보였던 것이다.


지난 4개월 여 동안 아름답고 완전한 미를 성취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수련을 거듭한 열성과 노력이 가상하였다. 문득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마음으로 보아야 더 잘 보이는 거야.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어린 학생들이 추는 호두까기인형을 어린아이들과 함께 본 올해의 호두까기인형 발레공연은 나에게도 해마다 기억되는 즐거운 꿈이 될 것이다. 성탄절의 참 뜻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교훈으로. 밖에는 줄지어 기다리는 노란 스쿨버스 위에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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