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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르르릉… 오늘 퇴근을 하고 돌아와 맥주 한 캔과 땅콩을 가지고 컴퓨터에 앉았다. 유투브를 통해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을 보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힐끗 번호를 보니 모르는 전화다. 


무시할까 하다가 시끄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통화버튼을 누르고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신인기 선생님 이시죠?” 하며 여자 목소리가 답을 한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다가오는 총선에 출마하는 한인후보 xxx를 찍어달란다. 하던 일을 방해 받은 터라 와락 짜증이 밀려오지만 최대한 공손하게 “죄송합니다,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내 전화번호를 구했으며, 내가 여기 사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아 그래, 그저께도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는데 ‘딩동’하며 도어벨이 울렸다. 안방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현관 앞이 보여 블라인드를 살짝 밀며 내려다보니 왠 아주머니 한 분이 문 앞에 서있었다. 아무리 봐도 아는 사람은 아니고 팔에 핸드백을 든 것을 보니 종교단체에서 전도 나온 사람 같기도 해 조용히 있었다. 


잠시 후 뭔가를 문 손잡이에 놓고 갔다. 차문을 열기 전에 한번 더 뒤돌아 보더니 차를 타고 떠나갔다. 잠시 후에 나가보니 한인후보 xxx 를 도와달라는 선전물이었다. 그냥 휴지통에 집어 넣었다.


인기씨는 이민 온지 거의 10년이 되었다. 아내와 6살 난 아들과 캐나다에 들어와 그때 바로 운 좋게 잡은 직장을 아직도 다니고 있고, 아내는 한인슈퍼마켓에서 캐셔로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축구부에 속해 운동도 무척 잘한다. 그리고 친구들한테 리더십도 있어 자기의 이름과 같이 인기가 짱이다. 


이민 와서 첫해에는 렌트 아파트에 살았고, 다음해 콘도를 구입했고, 아들이 커가면서 놀 땅이 필요해 콘도는 렌트를 주고 지금의 연립주택을 융자 끼고 샀는데, 지난 수년간 두 부동산 값이 많이 올라 부자가 된 느낌이다. 


인기씨는 이민 와서 한번도 한인회에 간 적이 없다. 아, 몇 년 전 월드컵 응원한다고 딱 한번 가봤는데, 주차장도 불편하고 전체적으로 좀 허접해서 실망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교회는 다니고 있으나 장로나 집사 이런 직책하고는 거리가 멀고 그저 가서 예배보고 행사에 가끔씩 참석하는 정도다. 


시민권은 5년 전에 땄으나 한번도 선거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 물론 누가 자기를 대표하는지도 모른다. 복잡하게 시의원, 주의원, 국회의원으로 나눠 있고, 교육위원까지 따로 있으니 웬만큼 공부하지 않고는 이 나라 정치를 알 수가 없다.


일곱시가 되니 아내가 퇴근을 하고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아내가 그날 한인슈퍼마켓에서 국회의원 한인후보 xxx를 밀어달라는 사인업 행사가 있었다며 “여보 그 사람 지역구가 마침 우리 동네니 좀 도와 줍시다” 하는 말에 가뜩이나 찾아온 아주머니에 걸려온 전화에 짜증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절대로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그래도 같은 한국사람인데…” 하고 말을 하는 아내의 이야기를 끊으며 “같은 한국사람은 무슨, 그 사람이 국회의원 되면 우리 밥 먹여주나? 귀찮기만 하지” 하고 좀 언성을 높이자 착하고 순한 아내는 “알았어요” 하고 순응을 한다. ‘예쁜 여자가 착하기도 하지’ 하며 흐뭇했다. 


그때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던 아들이 둘의 대화를 얼핏 들었다. “아빠 왜 그러세요?” “응 아무것도 아니야.” 아들이 조심스럽게 “아빠 민주주의는 우리가 모두 참여할 때 가능하다고 배웠어요.” “야, 네가 뭘 안다고, 좌우지간 정치는 짜증나네.” 하고 얹잖은 기색을 드러내자 아들도 입을 꾹 다문다. 항상 웃음이 넘치던 집안이 정치 때문에 좀 어색해진다.


아내가 밥상을 다 차려놓고 셋이 오붓하게 앉아 식사를 하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인기씨가 아들에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물어도 시큰둥 하게 대답을 하는 것이 아까 정치 이야기 때문인 것이다. 아, 이놈의 정치가들 때문에 우리 집안의 화목이 달아났지 않은가. 내 다음에 전화 오거나, 찾아오면 따끔하게 한마디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아들이 숟가락을 내려 놓고 각오한 듯이 한마디 한다. “아빠, 새 학년이 시작되면 학생회장에 출마하려고 했는데 관둬야겠네요.” “뭐?” 그래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과대표나 학생회장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런데 ‘내 아들이 그 멋진 자리에 도전한다고? 역시 내 아들’ 하며 “아니 왜 관둬? 남자가 한번 마음을 먹었으면 밀고 나가야지” 


”아빠가 좀 전에 정치는 관여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그그그 그거와 저저저저 정치는 다다다다 다르지” 그 말 잘하던 인기씨는 생전 처음으로 그날 그 시간 말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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