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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분들은 경찰 제복도 아니고, 군인 제복도 아니고. 가슴에는 방탄조끼들을 입었는데. 언뜻 보니 군복 색깔도 같고.

 

 COVID-19으로 밖에 나가기도 망설여지고, 마스크 쓰고 겨우 식품점에만 가는 정도로 거의 6개월째 지내다 보니 코로나블루라는 것도 실감했다. 가끔 남편과 드라이브 나갔다 올 때도 있지만 우리의 입도 막고 발을 꽁꽁 묶어 놓은 코로나가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우리가 자주 가던 ** 레스토랑에 한번 가 볼까요? 패티오 해놨을지도 모르잖아요? 패티오 없으면 다른데 가봐도 되고 바람도 쏘일겸 나가봅시다.” 내가 한 말이다.

 

 ** 레스토랑에 가니 차양 아래의 패티오에 여러 테이블을 설치해 놓았다. 한 테이블 차지하고 둘이 앉아 있으니 웨이트리스가 왔다. 우선 이 집의 맛있는 커피부터 오더했다.

 

 커피 향에 그리움 같은 초가을 아침 햇살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살랑 바람은 목덜미를 간질인다. 이렇게 좋은데 진작에 와볼걸, 왜 생각을 못하고 있었을까. 커피 맛에 빠지며 진작에 와보지 못한 후회를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씩씩한 남자 몇 명이 총만 안 들었지 무장한 듯, 모자도 안 썼고 분명 방탄조끼 입은 것만은 확실했다.

 

 남편에게 “저분들 경찰들이에요? 군인들이에요?” “글쎄? 자세히 보지 못했네.”

 

 가을을 섞은 커피를 한 모금씩 음미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간 그들에게 가 있었다. 저분들은 무슨 음식들을 시키고 있을까? 커피부터 시키고 있을까? 오전 8시 반인데 출근길은 아닌 것 같고, 밤새 일하고 온 걸까? 무슨 일을 했을까 모두 몇 명인가? 왜 그리 궁금한지 나도 참 오지랖 넓은 병이다.

 

 웨이트리스가 식사주문 차 우리 앞에 다시 왔다. 아가씨 같았지만 나이가 아주 어려 보여서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15세이고 방학이어서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 한단다.

 

레스토랑 안에 지금 들어간 남자 분들은 경찰들인가 군인들인가? 물어보니 경찰들이란다. 식사주문은 했느냐고 하니 했다며 7명이라고 한다. 주문한 음식을 패티오에서 꽃 달린 흰 모자를 쓰고 낭만스레 먹으면서도, 내 마음은 레스토랑 안의 그들에게 꽂혀있었다.

 

 남편은 눈치도 빠르지, 내가 턱을 앞으로 살짝 올렸다 내리면 ‘척’이다. 웨이트리스한테 그분들 식사대금은 우리가 낼테니 우리 계산서와 함께 가져오라 했다. 다시 한번 팁! 하면서 턱을 올렸다 내리니 남편도 턱을 척! 이다. 웨이트리스가 손녀 같으니 넉넉한 팁에 계산을 마치고 일어서는 남편이 “갈까?” “잠깐 들어갔다 가요, 얼굴들이라도 봐야지요.” 내가 앞장 서 들어가니 남편도 따라 들어선다. 그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주며 박수를 쳐주고 싶기 때문이었다.

 

 근래 토론토 뉴스는 코로나의 터널 끝이 안 보인다며, 확진자 숫자가 두 자리 수로 내려왔다가 다시 세 자리 수로 올라갔단다. 토론토도 코로나 지뢰밭이라는데 뉴욕에서 어디에서 경찰관이 뭐를 잘못했다고 연일 보도해대니 가뜩이나 움츠려 있을 테고, 밤새 잠 못자 피곤해 보이는 얼굴들, 제복의 등과 팔 위에는 POLICE 라고 써있었다. 어느 지역에서 무슨 일을 담당하느냐는 등, 자세히 묻지 않았다, 힘들어 보이는 그들이기에, 또 알아서 뭐하겠나.

 

 경찰인 당신들은 우리 시민들을 위해 목숨 걸고, 앞장서서 일해 주어서 나는 진심으로 존경하고, 항상 감사한다며 최고라고 말했더니, 모두들 박장대소가 터지며 오히려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당신들과 함께 사진 한장 찍고 싶다 하니 얼마든지 찍으란다. 내가 가운데 앉고 두 엄지 척을 했다. 오늘이 내 생일이어서 기분이 좋아 당신들 식사비를 내가 냈다 하니, “노, 노, 노, 노”를 연발하면서도 모두들 하하하하 땡큐! 땡큐! 한다. 어서 식사들 식기 전에 엔조이 하라 하며 우린 떠나오는데, 남편이 “오늘이 당신 생일 아니잖아?”

“매일 매일이 내 생일이에요. 몰랐어요?”

“아니 그런 생일도 있나?”

“그분들 기분 좋으라고, 그래야 그분들 마음이 가벼울 거 아니겠어요? 그분들 막 웃잖아요?” 고개를 끄덕이는 남편 ‘역시 헬렌은…’ 한다.

 

 사실은 며칠 전 카톡에 떠다니는 “매일 매일이 내 생일”이라는 흐뭇한 이야기를 나도 실천해 본 것이다. 여기에 경찰관들과 찍은 사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참 따뜻한 행복이다. 늘 이런 일을 생각하고 있으면 이런 일만 보이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혹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제 자랑이구먼” 하실지 모르겠지만, 해보면 진짜 행복을 맛볼 수 있기에 행복바이러스를 퍼트리려고 감히 용감을 앞세워 이 글을 쓰는 바이다. 매일 매일이 내 생일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2020.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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