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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트레일(Inca Trail) (3)-Machu Pic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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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잉카트레일의 하이라이트 '마추피추'에 가는 날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모든 준비를 마친 후 'Sun gate' 앞까지 산을 타고 가서 문이 열리기를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원하는 곳을 둘러보는 것이 힘들어진다. 이 문을 통과하고도 마추피추까지는 약 한 시간 거리다.


오늘 우리팀 모든 사람들의 기도는 제발 비가 오더라도 마추피추 전경 앞에서 딱 10분이라도 맑은 날씨를 허락해서 사진 한 장만이라도 제대로 건지게 해달라는 것이다. 어제처럼 심하지 않아도 비닐 비옷을 벗을 수가 없이 비는 내리는데 그래도 이제까지 여정 중 가장 편안한 길을 따라 부끄럽다는 듯 아침나절 구름에 가리운 유적지로 가보자. 

 

 

 

 


'오래된 봉우리'라는 이름의 마추피추를 현지인들은 '마추픽추'라고 부른다. 해발 2,057 미터에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거석문화의 자취는 3000개의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고, 면적은 13평방 킬로미터로 건물터가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다. 


시인 파불로 네루다는 "모든 사라진 것들은 연민의 감정을 자극한다. 하물며 그것이 한때 거대한 제국이었고, 자신들의 문자가 없어 아무런 기록으로도 남지 않은 망각의 대상일 때 그 쓸쓸함과 안타까움은 더욱 깊어진다. 가장 번성했던 15세기 무렵에는 수도 쿠스코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중미권인 에콰도르까지, 남쪽으로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장악했던 잉카제국. 그 제국은 불과 180여명의 부하를 이끌고 대서양을 건너온 스페인의 불한당 피사로에 의해 어이없게도 멸망해 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의 흔적은 이제 관광객들의 연민 속에 수수께끼 같은 문명으로만 남아 있다."라고 기록해놓았다. 


굳이 약육강식이라고 말하면 적나라한 표현인지 모르겠으나 문명은 더 강한 무기와 더 잔인한 종족에 의해 지배 받아온 것이 맞다. 스페인 침략자들은 그 전까지는 아메리카대륙에서 본적도 없는 말이라는 짐승을 타고, 온갖 질병까지 묻혀가지고 와서 수많은 잉카인들을 병들어 죽게 하고, 학살하고, 생활터전마저 처참하게 파괴하느라 바빴는지 이 마추피추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1909년 미국의 남미역사학자 Hiram Bingham에 의해 발견되기까지 만해도 이 주변은 온통 덩굴로 덮여있었다고 한다. 여기가 바로 잉카의 마지막 제국이라고 믿은 Bingham은 내셔널지오그래피와 페루 정부의 지원을 얻어 1912년부터 1915년까지 대대적인 발굴 작업에 들어간 후, 아직까지도 발굴이 다 끝나지 않아다고 하니, 한 때 대제국의 위용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가 벅차다. 


게다가 지진대에 속하는 이곳 건물들이 현재 일본의 건축물과 같은 내진 설계까지 되어있다 하니 유네스코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지정될 만도 하다. 문자가 없어 통신 수단은 뿔로 만든 나팔과 알록달록 실을 꼬아 만든 매듭을 가지고 이 산꼭대기에서 저 산꼭대기로 한 마리 들짐승처럼 넘나들던 잉카의 장한 청년들은 흥망성쇠라는 문명의 흐름에 맡겨진 채 지금까지 이 터전을 지키며 살고 있다.     


우리 그룹이 마추피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구름은 서서히 걷히고 빗방울도 미세하게 끊어져서 모두 만세를 부르며 좋은 사진 건진다고 부산스럽다. 3박4일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온 몸을 던져서 다다른 곳이니만큼 다소 절제가 부족하더라도 이해해달라고 하고 싶지만 한 쪽 계단식 터의 풀밭에 선한 눈과 긴 목 그리고 등을 타고 내려오는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라마 두 마리가 풀을 뜯으며 조용히 움직이고 있어서 어쩐지 우리도 이 소중한 장소에서는 예의를 지켜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새벽 3시부터 움직이느라 허기가 져서 캠프에서 싸준 샌드위치를 먹으려다 이곳은 음식물을 먹거나 마실 수 없다는 경고가 생각나서 도로 집어넣었다. 온 세계가 소중하게 여기는 곳이니만큼 모두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제 버스를 타고Auas Calientes 로 나가서 그 동안 산을 타고 가다 지쳐서 내려다보며 모두가 부러워했던 우르밤바 강을 끼고 달리는 기차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간다. 거기서 몇몇은 티티카카 호수로, 또 몇몇은 갈라파고스섬으로 나머지는 아마존의 Tambopata 로 헤어지지만 그 동안 함께한 건강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힘들 때마다 도움을 받으며 보냈던 시간은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게 해준다.


다만 바라건대, 젊어서부터 알프스나 킬리만자로 등지로 트래킹을 해본 사람들이 각자의 길로 떠나기에 앞서 우리를 부추기지 않길 바란다. 혹시 나중에라도 '산꼭대기에서 죽다. ' 라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으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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