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모델 학습을 위해 수백만 권의 실제 중고 서적들이 자동 구매된 뒤 스캔 과정에서 파괴되고 있는 실태를 다룬 조사 리포트입니다. 주요 내용을 한국어로 명확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중고 서점의 이상한 대량 주문
프랑스의 한 대형 중고 서점은 작년 6월부터 사람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속도(예: 새벽 4시 40분에 100권, 4시 41분에 50권 등)로 수백 권씩 책을 사들이는 자동화된 매크로 주문을 발견했습니다. 주문 품목은 소설, 실용서, 여행서뿐만 아니라 이미 절판되어 소수의 수집가만 찾는 희귀 서적까지 무차별적이었습니다. 이 서점에서만 총 1,200권, 약 20,000유로(약 3,000만 원) 상당의 책을 사 간 구매처는 '줌 북스(Zoom Books)'라는 캐나다계 기업이었으나 비밀 유지 조항을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2. 추적기로 밝혀진 종착지: 아마존(Amazon) 시설
미국 매체 '404 미디어'의 기자가 배송될 중고 책 상자 안에 GPS 추적기를 넣어 배송 경로를 추적한 결과, 책들이 최종 도착한 곳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한 아마존 시설이었습니다. 해당 시설의 건물 외벽에는 공교롭게도 '책을 삼키는 공룡' 로고가 그려져 있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곳 창고 직원들은 자신들의 업무가 온종일 책을 스캔하는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3. 책의 파괴와 스캔 방식
기자의 조사에 따르면, 이 시설로 들어간 엄청난 양의 책들은 스캐너에 한 장씩 빠르게 밀어 넣어 데이터화하기 위해 책의 척추(책등)를 통째로 잘라내는 공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책은 완전히 분해되어 영구적으로 파괴됩니다.
4. AI 업계가 중고 책에 집착하는 이유
이미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디지털 데이터를 학습한 AI 기업들은 이제 학습 데이터의 고갈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계가 아직 읽지 못한, 오직 현실 세계에만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디지털화되지 않은 옛날 중고 서적'을 새로운 정보원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 아마존의 입장: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 모델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개선하기 위해 상업적 경로를 통해 책을 구매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 앤트로픽(Anthropic)의 '파나마 프로젝트': 미국의 저널리스트들이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AI 기업 앤트로픽은 전 세계의 모든 책을 파괴적으로 스캔하여 데이터화하려는 일명 **'파나마 프로젝트(Panama Project)'**를 추진했으며, 이미 수백만 권의 책을 파괴했다고 시인했습니다. 다만, 희귀 서적이나 고서적을 사들여 파괴하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AI 학습을 목적으로 개인이 구매한 실물 책을 파괴하는 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땅히 없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