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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환의 생활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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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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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이 명품으로

명품(3)

튤립이 명품으로

 

A Tulip Book: Semper Augustus ≫ Norton Simon Museum

집한채값되는 Semper Augustus 튤립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인류 최초의 자산 거품 사태인 튤립 광란(Tulipomania 1634-1637)과 현대 명품 시장의 ‘리셀(Resell) 및 재테크’ 현상을 경제학적 통찰로 비교 분석할수 있다.

실제로 현대 금융 시장에서는 에르메스 버킨백이나 샤넬 클래식 백을 주식, 금, 비트코인과 같은 하나의 대체 자산(Alternative Asset)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1630년대 암스테르담의 튤립 광풍과 2026년 현재의 명품 리셀 시장 사이에는 인간의 탐욕과 시장의 메커니즘이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는 3가지 결정적인 평행이론(Analogy)이 존재한다.

 

  1. 첫 번째 평행이론: 실질적 유용성의 상실과 순수한 교환가치로의 전착(電着)

1630년대 튤립: 초기에는 튤립의 아름다움 때문에 귀족들이 정원을 꾸미려 구입했다. 네덜란드의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중산층도 귀족들이 즐기는 관상용 튤립을 가꾸며 사회적 지위를 영위 과시하려 했다.  명품이 된 튤립은 수요에 띠라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품이 극에 달했을 때는 아무도 튤립을 땅에 심어 꽃을 피우려 하지 않았다. 알뿌리를 양파 보관하듯 창고에 쌓아두고, 오직 내일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이유로 계약서(옵션)만 사고팔았다. 즉, 관상용이라는 사용가치는 사라지고 교환가치만 남은 것이다.

2020년대 명품: 일부 리셀러들과 명품 재테크 족들은 샤넬이나 에르메스 백을 사서 절대 어깨에 메지 않는다. 가죽에 손때가 묻거나 스크래치가 나면 자산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백을 사자마자 박스 채로, 심지어 습기 제거제와 함께 금고나 장롱에 모셔두고 만족감을 갖는다. 그리고 친지들이나 대중들에게 쌓아둔 명품을 과시한다. 가방이라는 원래의 목적(물건을 담는 유용성)은 완전히 상실되고, 오직 수익을 내기 위한 증권처럼 취급되는 이 현상은 튤립 알뿌리를 창고에 쌓아두던 네덜란드 상인들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2. 두 번째 평행이론: ‘인위적 희소성’과 ‘선물(Future) 거래’ 시스템

1630년대 튤립: 튤립 중에서도 가장 비쌌던 셈페르 아우구스투스(Semper Augustus ) 같은 품종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독특한 줄무늬가 생기는 희귀종이었다. 자연적으로 대량 생산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알뿌리가 땅속에 있어 실물이 없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다음 해 봄에 피어날 튤립을 두고 세계 최초의 선물 거래(Futures Trading)를 시작했다.

2020년대 명품: 에르메스는 돈이 있어도 물건을 주지 않는 공급 통제 정책을 쓴다. 이때 중간상인(리셀러)들이 등장하여 매장 앞 밤샘 대기(오픈런)를 하거나, 매장 직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물건을 싹쓸이한다. 일부 리셀러들은 아직 구하지도 않은 에르메스 백을 커뮤니티에 한 달 뒤 입고 예정, 예약금 50%라며 미리 돈을 받기도 한다. 실물이 아직 손에 없는데 권리부터 사고파는 일종의 현대판 명품 선물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3. 세 번째 평행이론: ‘더 큰 바보 이론(The Bigger Fool Theory)’

이 경제학적 개념이 두 현상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심리현상이다. 내가 지금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튤립 한 알에 집 한 채 값, 에르메스 백 하나에 중형차 한 대 값)에 이 물건을 사도, 나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더 큰 바보가 세상에 존재할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다.

 

비교 분석

17세기 튤립 마니아

21세기 명품 리셀 & 재테크

자산의 본질

식물의 알뿌리 (복제 및 썩을 위험 있음)

가죽 가방 (유행 변화 및 마모 위험 있음)

 

가격의 폭등

 

한 달 만에 가격이 수천 퍼센트 폭등

 

매장가 $13,000 백이 리셀 시장서 $30,000에 거래

 

참여 주체

 

전문 상인에서 점차 의사, 농민, 시녀까지 가담

 

전문 업자에서 점차 주부, 대학생(재테크)까지 가담

 

믿음의 근거

 

전 유럽의 중산층들이 이 꽃을 원할 것이다"

 

명품은 영원하고 가격은 오늘이 가장 싸다(명품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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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은 폭락했지만, 에르메스는 왜 폭락하지 않는가?

1637년 2월, 네덜란드 하를름의 한 튤립공매장에서 갑자기 더 이상 이 가격에는 안 삽니다라는 냉정이 찾아왔다. 이것봐라 바보들이 우리를 흉내 내어  튤립가격을 하늘처럼 올렸네라고 하며 약싹빠른 귀족층이 고가의 튤립뿌리를 시장에 팔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본 중산층은 어랍쇼 이건 아닌데 하며 귀족들을 따라 튤립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여  튤립 가격은 단 일주일 만에 99% 폭락하며 거품이 깨졌다. 식물은 누구나 기술이 생기면 대량 재배할 수 있다는 본질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르메스와 샤넬의 거품은 쉽게 깨지지 않고있다. 왜냐하면 현대 명품 기업들은 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과 달리, 자신들이 공급량을 100%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아무리 몰려도 가격을 올리면 올렸지, 절대로 물량을 많이 풀지 않는다. 즉, 기업이 거품의 크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법을 배웠기에 현대의 명품 마니아 현상은 400년 전 튤립처럼 하루아침에 종말을 맞이하지 않고 길게 유지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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