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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사슬로도 끊을 수 없었던 잠파노의 가슴을
죽음으로 끊은 젤소미나 

 

 

 

 

 그런데 빨강머리 여자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젤소미나는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떠나버리는 잠파노. 그는 돈만 있으면 다른 여자를 따라 다니는 교활하고 난폭한 사나이다. 영문도 모른 채 밤새 식당 앞길에 앉아 꼬박 밤을 새우며 기다리는 젤소미나. 아침에 이웃집 아줌마가 수프를 가져다주는데 이를 먹지 않고 그 자리에서 꼼짝 않는 젤소미나. 그때 자전거를 몰고 가던 여자가 오토바이 탄 남자가 당신 남편이냐며 저 아래 마을 끝 숲속에 오토바이가 밤새 나자빠져 있었다고 알려준다. 이 말에 귀가 번쩍 띄어 달려가는 젤소미나. 

 


 그녀는 삼륜차 옆에서 술에 절어 잠자고 있는 잠파노를 발견하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가슴에 귀를 대 보고 또 눈꺼풀도 열어본다. 잠파노가 잠시 눈을 뜨고 움직이자 그때서야 살아있다고 오히려 기뻐하는 그녀. 사푼사푼 걸어서 들에 핀 꽃을 꺾기도 하고 전봇대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지나가던 어린이가 그녀의 이상한 행동이 재미있다는 듯 까르르 웃는다. 


 이윽고 잠을 깬 잠파노가 밭에서 주웠던 씨앗으로 토마토를 심고 있던 젤소미나를 보고 재촉하여 또 정처없는 유랑길을 떠난다. 정착을 바라는 젤소미나의 마음과 떠돌이의 삶이 대비되는 대목이다. 젤소미나가 따지고 묻는다. 어제 그 여자한테 한 짓을 로사한테도 했느냐고…. 집어쳐라며 묵살하는 잠파노에게 "당신 바람둥이죠?"라고 또 묻는 젤소미나.

 

"너 나랑 살고 싶으면 한가지 알아둘 게 있어. 입 좀 닥쳐! 토마토라니!"라고 퉁명스럽게 깔아뭉개는 잠파노.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사과 한 개를 꺼내 젤소미나에게 건네준다. 양떼가 길 한복판을 지나간다. 


 어느 마을에서 결혼 피로연이 한창이다. 하객들이 서로 과자를 던지며 장난을 치는데 이를 구경하던 아이들이 땅에 떨어진 과자를 줍기 바쁘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광대 차림을 하고 쇼 한마당을 준비한다. 이때 주방 아줌마 테레사가 요기를 하라며 둘을 부른다. 그런데 젤소미나는 아이들에게 등이 떠밀려 한 가정집 2층으로 올라간다. 머리가 유난히 커서 창피해 하루 종일 방구석에 처박혀 있는 오스왈도라는 아이를 웃기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때 아이의 어머니가 빗자루를 들고 나와 애들을 내쫓는 바람에 젤소미나도 그냥 나온다.


 한편 부엌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잠파노가 서서 먹고 있는 테레사에게 말을 걸자, 그녀는 서방을 둘이나 맞았는데 다 죽었다며 사흘 동안 음식만 장만했지만 그렇다고 힘이 다 빠진 건 아니라며 밤새 춤을 출 수도 있다면서 절반은 처녀라고 말하며 꼬인다. 그리고 아무한테도 안 맞아서 남편 옷이 그대로 있다고 말하는데 젤소미나가 부엌으로 들어오자 테레사가 허투루 술통 옮기는 것 좀 도와주겠느냐며 얼른 잠파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식사를 하다 그때야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낀 젤소미나가 귀를 쫑긋 하는데 이때 바깥에서 요란하게 떠드는 소리가 난다. 신랑 신부가 신혼여행을 떠나는 차에 매달려 축하 하는 하객들의 소리다. 

 

 


 들판의 밤. 몇몇 하객들이 아코디언에 맞춰 여흥을 즐기며 춤을 추고 있다. 과부 테레사에게서 얻은 양복을 입어보는 잠파노. 곁에 멍청히 서 있는 젤소미나는 금방 울 듯한 모습이다. 그러다 언뜻 어떤 멜로디를 입가에 띠우더니 갑자기 얼굴이 밝아지면서 "(흥얼흥얼 거리며) 저 노래, 알고 있어요? 비가 오는 날 들은 노래예요… 왜, 나팔은 안 가르쳐주죠? 금방 배울텐데… 로사한텐 가르쳐줬죠?"하고 묻는다. 


 잠파노는 그녀의 말 같은 건 귀담아 듣지도 않고 양복을 다 입고 일어서며 "어때 괜찮지?"하고 폼을 잡는다. 젤소미나가 또 갑자기 울기 시작하며 벽에 기대어서 어깨를 들썩거린다. "또 왜 우느냐?"고 묻자 "그냥 울고 싶어서요."하고 대답하다가 젤소미나는 발밑의 커다란 웅덩이에 빠져 버린다. 잠파노가 내려다보며 올라오라고 하지만 "여기서 자겠어요."하며 계속 우는 젤소미나….  


  이튿날 아침, 닭울음소리에 깬 젤소미나는 웅덩이에서 기어 나온다. 위에서 자고 있는 잠파노를 보며 혼잣소리처럼 말한다. "난 갈래요. 고향으로요. 정말 지겨워요. 시시해요. 일하는 게 싫은 건 아니에요. 일 때문이 아니에요. 일은 재미있고 광대놀이도 재미있지만 당신이 싫어요. (잠파노를 쿡쿡 찌르며) 가겠어요. 집으로 가요." 잠파노가 눈을 뜨며 "바보 같은 소리 마."하고 쏘아 부친다. 


 그의 배반감에 참을 수 없고 바람기가 싫어서 진짜로 젤소미나가 신발이며 외투를 벗어서 차에 던져 버리고 원래의 신발과 외투를 걸치고 도망쳐 정처없이 길을 걸어간다. 


 젤소미나의 순진하고 익살스러운 본성은 잠파노의 경직되고 잔인한 태도와 대비된다. 젤소미나의 순수한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기쁨과는 대조적으로 잠파노는 그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위협과 때로는 잔인성을 드러낸다.

 

 


 길 옆 둔덕에 걸터앉아 개미를 잡아 손등 위에 놓고 훅 불며 무료함을 달래던 젤소미나는 그때 신나게 연주하며 걸어가는 3인조 밴드를 뒤쫓아 가다 어느 마을에 당도한다. 마침 그 마을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Feast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을 기념하는 기다란 행렬이 지나간다. [註: 12월 8일에 이 축제가 있으므로 계절은 겨울로 접어든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과 성모 마리아상을 메고 가는 행렬을 따라가며 재미있게 구경하던 젤소미나는 정육점에 진열돼 있는 통돼지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즐거워하는데….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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