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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칼럼)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장래 진로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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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를 늦게 마치고 병원 문을 닫을 무렵, 대학생 정도 되는 나이의 한 동양인 남학생이 근처에서 머뭇거리다 결국 병원 안으로 들어옵니다. 치과병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히 가고 싶어하는 곳이 아니기에, 처음 오시는 환자분이 병원 문을 열기까지에는 어느 정도의 망설임을 보통 경험합니다. 


 하지만 이번 남학생의 케이스는 지금까지 온 환자분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 남학생은 토론토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직장을 잡았으며 저의 칼럼을 읽어온 독자라는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치아 문제가 아닌 대학교 진학과 진로 문제와 관련된 큰 고민거리가 있어서 저에게 딱 5분만이라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A군의 동의를 얻어 조언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겠습니다.


 A군은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을 했으며, 지금은 너무나도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다소 뒤늦게 캐나다의 대학교 진학을 고려 중이었습니다. 짧은 대화를 나눴지만, 많은 인문학 서적들을 읽어온 A군은 인문학의 여러 분야에 확실히 해박했고 인문학도에 적합한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인문학을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현재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인문대에 진학한다 해도 졸업 후 취업이 지금보다 나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A군의 고민이었습니다. 진로가 불안하지만 그래도 정말로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지 매일 고민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A군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드렸습니다.


 일단, 인문학은 취업을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기에 진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너무나도 당연하며, 그 정도의 현실인식은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북미의 교육 시스템에서 크게 봤을 때 인문학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진정한 대학교 학부는 학문을 탐구하며 지적 자산을 쌓는 곳이지 취업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그런데,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북미의 명문대들이 이런 취지를 살려서 시스템을 만들고 교육을 할까요?


 예시를 들면서 귀납법으로 이에 대한 답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교 커리큘럼은 대동소이하며, 그렇기 때문에 양국에서는 서로의 대학교 학위를 상호적으로 동일시합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교들 중에서 학부에 의대, 치대, 약대와 같은 실용학문이 있는 곳은 거의 없으며 절대 다수가 대학원 과정으로만 있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으면 대학교 학부과정에서 심도있게 공부한 후 현실적인 진로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결정하면 충분”

 

 


 미국 최고의 명문대들인 아이비리그의 경우, 유펜(와튼스쿨) 한군데를 제외하면 심지어 경영학과도 학부과정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국 최고의 명문대인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의 학부에는 경영학 전공이 없으며 대학원 과정으로만 있습니다. 


 의학, 치의학, 약학, 경영학은 인기학과들이기 때문에 학부과정으로 만들면 분명히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고 명문대들은 굳이 이런 실용적인 전공들을 학부에 개설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측에서 그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직업을 위한 공부는 학부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원 때 하는 것이며, 대학교 학부는 사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며 지적 자산을 쌓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캐나다의 명문대들도 대부분 이와 같은 교육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문학을 캐나다 대학교 학부과정에서 심도있게 공부한 후 현실적인 진로는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결정하면 충분합니다. 이를테면 가장 실용적인 진로인 전문대학원(의대, 치대, 로스쿨, 약대, 경영대학원) 진학의 경우에도 자기가 원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부를 학부 때 하면서 학점 평균을 최대한 올려야 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하며, 어떤 전공을 했느냐는 필수과목만 수강하면 주요한 변수가 되지 않습니다. 


 인문학은 인류 최고의 두뇌들이 수십 세기 동안 인간의 삶과 사고, 그리고 인간 본질의 정수를 연구한 결과물을 집대성한 학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사고와 판단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학문이며, 특히 모든 것이 디지털화로 인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빅데이터로 인해 자료수집과 정보처리는 신기술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지만,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영역까지는 해주지 못합니다. 회사의 CEO나 국가의 리더들이 수많은 중요한 결정들을 할 때, 이런 신기술을 통한 자료의 도움을 받지만 결정까지 대신 맡기지는 않습니다. 


 신기술이 대신 해줄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답을 바로 인문학이 제시하기 때문에, 어쩌면 인문학은 앞으로 가장 전망이 좋은 학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재형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머리 회전이 무척 빠르고 기억력도 좋지만 막상 중요한 순간에는 바보 같은 결정을 내려서 일을 그르칩니다. 제가 격투기를 가끔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최고의 파이터들은 힘의 강도보다는 힘의 방향을 정확하게 조절해서 승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신은 거의 힘도 들이지 않고 상대의 강한 힘을 이용해 방향만 바꿔 큰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인문학이 그런 방향타 역할을 해주며, 이는 앞으로 어떤 신기술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전망이 가장 좋은 분야라고 자신있게 조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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