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누구라도 이미 낙원인 에덴동산을 낙원으로 즐기며 살기 위한 심리적 조건으로 “선이란 무엇이며 악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한 생각을 일으킨다는 것은 곧 자신으로 하여금 지금-여기에서의 즐거운 삶에 집중하여 그것을 음미하며 살 수 없도록 방해할 것이란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아담과 이브에게 있어서의 뱀이 한 일은 그들이 생각만 일으키지 않았다면 그대로 즐길 수 있었을 에덴동산을 하나님을 의심하면서 선악과를 따먹으면 자신들도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는 망상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그들이 이미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에덴을 에덴으로 즐기며 살지 못하도록 방해한 것이다. 

 우리는 창세기에 기록된 것과 같은, 누구라도 따서 먹기만 하면 눈이 밝아져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선악과를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창조주의 뜻과 법 또는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법칙에 일치하지 않는 생각을 일으켜 그것을 옳다고 믿고 고집하게 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인간에게 선악이라는 분별적 관념이 생기게 되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미리 아신 것이다. 

 하나님이 태초에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과를 따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마치 세상만사를 다 겪어본 지혜로운 아버지가 어린자녀들에게 그들이 자라 성인이 되어 가면서 그들 나름으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선과 악을 분별하는 지식을 가지게 되면 그 지식 자체가 그들이 보기에는 좋은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본심으로 가지고 있는 지혜를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것과 같다. 

 우리는 지금 아담과 이브가 정작 선악과를 따먹은 결과로 얻게 된, 그 ‘밝은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보고 또한 우리의 주변을 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어릴 때 소유하고 있었던 ‘순박한 마음’, 즉 청정심을 잃어버린 탓으로 자연 또는 우주라는 ‘인연(因緣)의 힘’에 무아로 조율하게 되어 있는 자연의 지혜, 본래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고, 창조주 하나님의 성령으로 숨을 쉬에 되어있는 피조물로서의 근본지를 상실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죄며, 인간이 에덴을 잃어버린 이유다.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으며 하나님의 숨으로 생기를 얻게 된 아담과 이브의 마음, 그 빈 마음을 인간의 본심으로 본다면 지금 우리가 본심으로 믿고 있는 마음, 망심은 우리가 태어나 자라면서 경험한 것들이 쌓아진 결과다. 선불교에서는 이러한 망심을 “본심이 어디에 엉기거나 집착된 결과”로 보고 있고, 현재의 학습심리학에서는 “경험을 통한 행동의 변화”로 본다. 

 아담과 이브의 경우 역시 그들을 에덴으로부터 쫓겨나게 한 마음, 망심 역시 뱀의 말을 듣고 보니 선악과가 그들을 지혜롭게 할 것 같이도 보였다고 하는 것이나 또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그것을 따먹었다고 하는 복합적 행동 경험이 쌓인 결과로 해석된다. 

 즉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에 얽힌 일연의 경험을 통하여 본래 의심도 없었고, 본래 욕심도 없었고, 본래 원망도 없었고, 본래 부끄러움도 없었고, 본래 두려움도 없었던 그들의 본심이 그런 탐욕과 분노와 무지로 엉겨버린 것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가진 마음이다.

 기독교에서 구원을 얻는 유일한 방법으로 지적하는 것이 “거듭 남”이라고 볼 때, 거듭 남이란 자신이 어린아이와 같았던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마음이란 곧 예수님이 세상에서 보여주신 것과 같은 마음으로, 낙원을 낙원으로 즐길 수 없게 만드는 선악이나 미추나 귀천이라는 분별로부터의 자유로움으로 특징된다.

 인간은 본래 창조주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것이므로, 어리석은 생각으로 스스로만 방해하지 않으면 그대로 완벽한 것이다. 인간의 고통은 스스로 만든 것이다. 인간은 경험을 통하여 자신이나 사물에 대한 기대(期待)를 발달시킨다. 우리의 마음이나 성격은 이전 경험을 통한 기대에 불과하다. 

 인지-행동 심리치료자들은 인간의 고통을 개인이 가진 비합리적(非合理的)인 신념에서 찾기도 하고 왜곡된 인지구조(認知構造)에서 찾는다. 아담과 이브가 낙원을 잃게 된 근본적 원인을 선악과를 따먹은 결과로 “눈이 밝아졌다”는 의식상의 변화에 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